놓쳐버린 인연들

heftiba, 출처 Unsplash인복이 있는 건지 좋은 이들이 늘 곁에 있고 고집 있거나 강한 성향은 아니라 두루두루 많은 이들과 그럭저럭 잘 지내왔다.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거나 힘겨웠던 기억보다는 힘을 얻고 위로받은 일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 나이를 먹어가니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일에는 주저하게 된다.

또 그렇다고 이미 주어진 관계에 집중한다기보다는 조금 관망하게 된달까. 어떠한 관계도 일방적일 수 없으므로 나와 상대  사이를 연결하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골똘히 생각해 보기도 한다.

어떤 빛깔을 가졌든 박자가 얼마큼 다르든 바탕에 믿음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지금 나와 공고히 관계 맺고 있는 이들은 대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결코 하지 않을 말과 행동을 나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시간이 만들어준 나만의 방법이겠으나 사람을 판단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고, 때로 고루하고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할지라도 나는 적어도 그 방면으론 나 자신을 믿는 편이다.

그래서 예상 못 한 일로 놀라거나 크게 실망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요즘 부쩍 드는 아쉬움과 후회들이 있다.

썩 괜찮았고 오래 소통할 거라 믿었던 몇몇 이들과 분명치 않은 이유로 서서히 관계가 단절되어 버린 일이다.

미지근하고 질척이는 성향이라 해도 아닌 건 또 뒤돌아보지 않는 차가움을 지니긴 했지만 뚜렷한 계기, 내가 충분히 받아들일 사건 없이 어영부영 끝이 나버린 인연이 적지 않은 것이다.

내게 정말 소중한 관계였다면 그리 되도록 두지는 않았겠다만 사람 일 알 수 없는지라 어떻게 연결되고 맺어질지 모르는데 좋았던 이들을 단지 어떤 타이밍 때문에 놓치는 일은 아쉽고 서운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이 때문인지 다시 적극적으로 붙들어 맬 명분도 열정도 부족한 탓에 아쉬움은 그저 아쉬움으로 남겨둘 수밖에. 인연이라면 또 어떤 계기로 연결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  오늘 한때 몹시 불편했던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 문득 든 생각.. 물론 지금은 너무나 돈독한 이들이다.

#인연#놓쳐버린인연#언제나중요한타이밍